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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2.09 - 2025.08.31) 첫 직장 회고 - 3
    Rakuten Symphony 회고 2025. 11. 10. 18:38
    이코에코 개발은 나름 순조로운 편인 듯 싶다. 귀여운 캐릭터와 그렇지 못한 내장이다. TMI지만 어제 여자친구한테 차였다. 그래서 회고나 쓰고 있는 거다.

     
    총 6개월 동안 스토리지, OStore 두 팀을 옮겨 다니며 수습기간은 끝이 난 상황이었다.
    OStore 팀 개발을 마치고 입사 동기이자, 5년차 네트워크 엔지니어셨던 IY님이 계신 Robin Storage 네트워크 팀으로 이동했다.
    내가 이리저리 치이는 동안, RSK Cloud BU엔 IY님 전 직장 동료신 DH님이 네트워크 팀에 새로 합류했다.
    2년 차 클라우드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나이는 나와 IY님의 중간이었다. 위아래로 딱 세 살 터울이었다.
    덕분에 티맥스 클라우드 관련 썰을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었다. 임금 체불 이슈가 꽤 오래갔나 보더라.
    티맥스는 취업 전까진 잘 모르던 기업이었다. 이후 썰들을 통해 한국계 B2B 쪽에서 입지가 탄탄한 중견기업정도로 인식했다.
    나야 서류 전형 전까진 라쿠텐도 잘 몰랐으니 IT 기업에 대해 그리 밝은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한국계 B2C랑 미국계 빅테크만 좀 알고 그랬지. 아무튼 중견기업에서도 임금 체불이 터진다는 게..
    티는 내지 않았지만 살짝 충격이었다. 개발자들이 괜히 시니컬한 게 아니다.
     

     
    RS Cloud BU Robin Storage 네트워크팀은 스토리지팀에 비해 소규모로 운영 중인 상태였다.
    시스코 출신인 US 팀장님을 포함해 총 10명 남짓으로 4명 정도가 한 그룹으로 묶여 기능 개발을 수행하고 있었다.
    IY님과 DH님은 그중 서드파티 CNI 도입을 검토하고 계셨다. CNI는 쿠버네티스 클러스터 내부 네트워킹을 돕는 인터페이스다.
    veth 생성, IP-Pool 설정, SNAT/DNAT, 논리적 스위치/라우트 구성 등 전반적인 네트워크 토폴로지를 잡아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Robin은 netfilter 상에서 동작하는 Calico를 지원하고 있었지만 VLAN을 지원하지 않아 L3/L4 계층에서만 통제가 가능했다.
    이외에도 Calico의 IP-Pool로 테넌트별 네트워크 격리를 구축하기엔 복잡도가 크다고 한다.
    반면 OVS는 VLAN을 IP-Pool에 연결해 L2 레벨의 격리가 가능하기에 테넌트 구성 면에서 유리하다.
    도입할 툴은 Kube-OVN이라는 오픈소스로 결정이 난 상태였다. 
     

     
    매우 추상적인 설명이나.. 이 역시 굉장히 난해했다. 여기까지 들은 비 네트워크 엔지니어 분들은 당시의 나와 비슷한 심정이길 바란다.
    VTEP부터 테넌트까지 진짜 무슨 말인지 단 1도 알아듣기 힘들었다. 물론 그분들도 스토리지 서버에 관해선 전혀 모른다..
    DH님 말을 듣다 보니 원래 인프라 계층은 어플리케이션 계층 동작에 관여하지 않는 듯싶더라. 추상화의 이점이라고 해야 할지, 단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서브넷, 스위치, 라우터, TCP/IP, OSI 7계층, 3-way handshaking 등..
    학부 지식이 솜털만큼 남아있던 입장에선 네트워크에 대해 아는 건 단편적인 물리 네트워크 지식이 끝이었다.. 
    그렇지만 이건 "K8s 클러스터 내 논리적 네트워킹"이다. 큰 관점에선 물리 네트워크와 차이가 없지만 스위치/라우터로 구성된 네트워크 계층을 논리 계층으로 추상화시킨 형태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용어도 충돌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서 처음 들을 땐 '..이게 뭐지..' 싶었다.
     

     
    예를 들면 OVS/OVN은 Logical Switch와 Logical Router가 존재한다. 그런데 이건 "논리적인 룰(OpenFlow)"상으로만 동작하지 실제로 존재하는 물리적인 요소가 아니다. OVS/OVN에선 그저 인터페이스 정보인 NB DB와 이를 기반으로 룰을 조립한 SB DB 정보에 따라 패킷을 인캡슐해 목적지로 넘길 뿐이다.

    이 개념이 Kube-OVN으로 넘어오면 그저 CRD/CR로 퉁쳐서 설정된다. 그걸 Controller(Operator)에서 CNI 에이전트가 읽고 각 파드에 관련 논리 인터페이스 및 룰들을 구축해 준다. 실제 Kube-OVN 클러스터를 뜯어보면 내부 노드별로 ovn-controller와 ovs-ovn이라는 파드가 떠있고 br0라는 인터페이스에 OpenFlow룰이 들어있다. Kube-OVN의 경우 파드 간 통신은 Geneve 프로토콜을 사용한다. ovn0라는 터널링 인터페이스를 통해 인캡슐/디캡슐된다.
     

     
    네트워크 팀으로 이동되고 멍..해진 나를 보더니 IY님께선 '리눅스 bridge부터 만들어봐라.'라고 하셨다.
    리눅스 레벨의 netfilter 기반 네트워킹 자료들은 한글 자료가 충분했기에 뚝딱뚝딱 구성할 순 있었다.
    이걸 하고 있으니 옆 부서에 있던 00년생 DevOps 분께서 '야 이거 나 고등학교 때 했던 건데 반갑네요.'라며 말도 붙이셨다.
    RS Korea ISBU는 샌드애니웨어라는 스타트업이 인수되면서 라쿠텐 그룹으로 합류한 부서다. (RSK의 근본이다.)
    ISBU의 주니어 분들은 마이스터고 출신으로 샌웨 시절부터 4-5년 간 머무신 분들이다.
    그만큼 다들 스타텁 시절 괴담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주니어 칼춤부터 시작해 포괄 철야근무까지 굴곡이 많았다고 한다.
    시니어 측은 인수시점에서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지각변동을 겪으며 기존 인력들이 많이 교체됐다.
    삼성전자, 쿠팡 등 한국계 빅테크 혹은 야후 코리아 출신 분들이 보통 여기 계신다.
    현재 ISBU는 샌드애니웨어(B2C) 외에도 라쿠텐 마리타임을 비롯한 여러 B2B 사업을 파고 있는 중이다.
    라쿠텐이 제시한 실적을 채우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
     

     
    얘기가 딴 길로 셌는데 다시 Cloud BU 네트워크 팀으로 돌아오자.
    이전에 언급한 리눅스 네트워킹으로 netfilter/iptables/veth0/tcpdump 등 기본 요소들의 감을 잡고 있었다.
    이때 DH님한테 정말 엄청 혼났다. 설명이 꼬이기도 하고, AI로 정보는 많이 쌓았지만 체화하지 못한 면이 보였다고 하셨다.
    DH님과 IY님껜 linux hands-on부터 Kube-OVN hands-on까지 쭉 혼나기만 했다..
    두 분 모두 일상이나 사석에선 신사적인 분들이니 오해는 없으면 한다. 네트워크에 관해서 설명이 꼬이면 좀.. 분위기가 살벌해진다.

     
    네트워크 팀에선 코딩을 거의 하지 않고 주로 패킷 트레이싱과 디버깅, 토폴로지 구성 및 설명이 주였다.
    '검증이 끝나면 실제 코드 개발에 넣어라.'는 US 헤드님의 의견이 반영된 걸로 안다.
    네트워크팀은 상대적으로 개발보단 사전 리서치, 검증 및 테스트, 팀 논의가 주를 이루는 분위기기도 했다. 코드 단에서 큰 피처를 개발한다기보다 오픈소스를 결합하거나, 위에 얇은 라우팅 룰정도를 구현하는 파트라 코드와 거리가 있다.
    리눅스 netfilter와 Calico를 지나, OVS/OVN/Kube-OVN으로 넘어오면서부턴 한글 자료가 멸종되다시피 했다. hands-on 사례도 중국어 자료가 되려 많았다. 클러스터에 OVN을 도입하는 시도 및 정보가 기업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분위기인가 싶었다.
    Kube-OVN의 서포팅 기업을 보면 알겠지만 샤오미, 바이트댄스 등 중국계 빅테크가 많다.
    중국계 빅테크에서 근 몇 년간 자체 클라우드를 구축하며 관련 사례들을 쌓아왔나 보더라.
    이때 공식문서를 자주 봤다. 물론 이후 구술 설명이 명확하지 않아서 보고도 혼나는 일이 꽤 됐다.
    공식문서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게 자료가 OVS/OVN/Kube-OVN/OpenFlow 룰북을 제외하면 없다시피 하다.
    OpenFlow 룰북을 뒤지며 발표용 PPT를 만들 땐 좀 현타가 많이 왔다.


    라쿠텐 심포니 클라우드는 새로운 팀에 합류하면 2-4주간의 학습을 거친 후, 팀원들 앞에서 줌 발표를 진행한다. 네트워크 팀의 경우 이 기간이 2-3달 정도로 압도적으로 길었다. US 헤드님과 네트워크 팀장님, VP님의 한국지사 방문에 맞춰 발표 일정이 잡혔고 체류 기간인 이틀 중 하루를 잡아 대면 발표로 진행했다. 이전 로빈 스토리지와 OStore 팀에선 1-20장 정도의 분량으로 30분 간 발표를 진행했다면, 네트워크 팀에선 지엽적인 파트까지 넣으면서 분량이 과도하게 길어졌다. 심리적으로 많이 몰려있었나 싶다.
    네트워크팀 팀장님께선 ‘저런 부분도 알고 있으면 개발에 도움이 된다.’였지만 CTO님께선 딱히 반기지 않으셨다. 네트워크팀의 합류 여부는 전적으로 한국지사의 결정에 달려있었기에 상부 쪽은 진행상황만 파악하는 정도긴 했다.
    발표가 끝난 이후, 분기 계획과 각자 분담할 일을 안내하며 담소를 나누는 등 가벼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US 헤드님의 인공지능 간이 세션도 어김없이 포함됐다.) 네트워크 온보딩 발표를 포함한 US 분들의 방한일정은 나름 즐겁게 보냈다.
    흔치 않은 경험이었고 헤드님들께 한국을 안내하는 재미도 있었다.

    마지막 팀에서의 시간은 회사에서 맘이 뜨는 시기기도 했다.
    한국에선 Rakuten CNP(Robin Storage)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이해관계자도 없이 시작한 터라 그만큼 애정이 컸지만..
    결과적으로 오랜 기간 긍정적인 피드백을 끌어내지 못하고 실무 개발에서 멀어져 갔기에 심적으로 지쳐있었다.
    이 팀에 정착하지 못하면 다음 팀으로 어디를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붕 뜬 상태로 사무실에 머무는 게 괴로웠다.
    끝내 한국지사 팀원 분들의 결정에 따라 네트워크 팀에 합류하지 못했고, HR님과 US 헤드님께 퇴사의사를 밝혔다.
     
    HR님은 꽤 toxic 하게 혼내는 스타일이셨으나.. 취준생 시절 박람회 부스에 온 나를 보고 서류를 US 헤드님께 넘겨주셨던 분이라 그런지 신경을 쓰셨던 듯싶다. 퇴사의사를 밝힐 땐 살짝 눈물도 보이셔서 괜히 찡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미 신뢰를 많이 잃기도 했고, 나 또한 회사에 마냥 기대기는 어려웠기에 어쩔 수 없었다.
    첫 회사 생활은 이렇게 끝이 났다. 레드오션이었던 24년에 온몸을 비틀며 상경한 첫 직장이었으나 오래 버티진 못했다.
     

     
    어느덧 29(만으로 27, 98년생이다.)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더 이상 신입으로 들어가기는 힘들 수도 있겠다.'는 맘이 크다.
    재취준 초기를 제외하면 쭉 서탈이면서도 Claude 토큰비는 계속 나가는 상황이라 마냥 낙관적이기 힘들다.
    이걸 어떻게 풀지는 모르겠으나.. CS와 개발 자체가 싫진 않으니 조금 더 해볼 생각이다.

    AI로 인해 한국계 개발 분위기가 달라진 게 피부로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시니컬한 분위기가 강하다.
    공격적인 도입보단 움츠리거나 관망하는 형세가 꽤 오래갔다. 독한 말일 수 있으나, ‘시장이 늙었다.‘라는 인상도 받는다.
    소수의 기업을 제하곤 더 이상 학부시절의 활기가 느껴지진 않는다. 정부 주도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건 긍정적이다.
    GPT가 모든 어젠다를 집어삼킨 지 벌써 2-3년이 흘렀으니 신경을 썼다면 결과로 나와야 할 시기다.
    SW는 투자한 리소스가 아웃풋으로 반영되는 속도가 빨라, 시장을 기만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잔인할 만큼 투명하다.
    그런 면에서 프론티어의 발전 속도도 놀랍지만 중국계 오픈소스 모델들의 약진을 보며 반성하게 되는 면이 많다.
    다음 회사에선 붕 뜨지 않았으면 싶다. 영어를 꾸준히 가져갈 수 있는 환경이면 더없이 좋겠다.
    '아직도 바라는 게 많나..' 싶다. 전여자친구는 나보고 철이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
    난 선택지가 많지 않다. 조금이나마 가능성이 보였던 방향으로 행동하는 게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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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과 학사: 2017.03 - 2023.08
☁️ Rakuten Symphony Jr. Cloud Engineer, Full-time: 2024.12.09 - 2025.08.31
🏆 2025 AI 새싹톤 우수상 수상: 2025.10.30 -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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